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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도서 리뷰] AI 트루스

by 해피빈이 2024. 9. 29.

> 진행에 앞서

10년 전.

한 책을 사서 그분의 강연을 듣고, 싸인까지 받은 뒤 사진을 같이 찍어 남겼던 일이 있었다.

그 책은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이라는 책이었다.

물론 그 책 때문에 알게 된 분이라기 보다는 뉴욕의 프로그래머, 행복한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머 그 다음 이야기 등으로 이미 잘 알려진 분이었다.

그렇게 알게된 저자가 새로운 책을 낸다고 하여 접했던 것이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이었다.

개발자로 일한지 약 5년차가 된 상황에서 그 책을 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의 커리어상 시기적으로 앞으로의 개발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던 시기였기 때문에 참 인상깊게 와 닿았다.

그리고 지금도 나에게 기억나는 책 들을 이야기 해보라면 그 책은 기억나는 책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가끔 이직을 위한 인터뷰때에도 인용할 정도이다.

하나를 집중적으로 잘 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다양한 언어와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은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나에게 강한 인사이트를 남겼던 남겼던 저자의 다른 책이 내 앞에 놓였다.

 

> 책에 대한 간단한 정보

앞 표지

AI에 대해 현재 당면한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띠지가 달려있다.

AI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만능물건처럼 여길 수도 있지만, 실상은 두려운 존재임을 관련자들과 개발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표지는 이것을 좀 더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 인상깊은 부분들

소설

책의 맨 앞장에서는 단편SF소설이 들어있다.

최근에 본 러브,데스+로봇의 개발자 버전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AI가 사람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세상에서는 이렇게 될 법도 한 것이, 이미 현실에서도 진행중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와 발전

AI의 발전을 이야기 하면서, 중간에 인상적인 인물이 하나 있었다. 퍼셉트론을 고안한 로젠블랫이다.

그는 기존의 과학자나 공학자들과 다른 배경의 사람이었고, 그래서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었다. 논리적인 부분과 규칙적인 부분에 의도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에 있어서 완전 다른 생각(기호주의에서 벗어난)을 할 수 있었고, 그의 생각이 하나의 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이렇듯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해준 인물과 방법이었다.

 

끔찍한 테이

인간이면 쉽게 할 수 없는 말을 했던 MS 테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것이 중단된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서비스를 통해 알게된 점은 인간에게 무서움을 안겨다 주었다는 사실이다. 단지 막연하게 터미네이터2와 같이 인류 종말을 이야기 하는것은 SF적인 느낌이지만, 이것은 현실이기에 달랐다. 누군가를 혐오하는 단어와 문장들은, 더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은 사회적인 약속으로 굳어진 상태이지만, 이것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성해서 말을 하고 있는 가상의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게 여겨졌다. 사람은 최소한 가책을 느낄 여지라도 남아있지만, AI는 그렇지 않기에 무서움을 남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AI 사이의 대화에 대해

밥과 앨리스의 대화에 대한 내용이다. 밥과 앨리스는 둘 다 AI이다. 한 번 사람의 개입 없이 둘 사이의 대화는 어떠한가 본 것이다. 예전에도 시리와 빅스비, 시리와 구글어시스턴스는 어떻게 대화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것이야 재미로 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것은 상징하는 의미가 컸다. 뭔가 살짝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을 정도로 처음에는 알 수 있는 말을 하다가, 그들만의 언어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것을 옹알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텐데, 옹알이 뒤에 그것이 발전하면 하나의 언어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본다면 이는 오싹해질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효율성 추구가 그들의 방법과 목표가 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들의 행동이겠지만, 그래서 더욱 무서워진다. 마치 싸이코패스가 무서운 것은 그들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공감대가 없는 인격을 가졌다고 판단되기 때문인데, 이런것으로 치자면 극한의 싸이코패스와 다를바없기 때문이다.

 

딥페이크

언젠가 영상이 재미로 많이 돌던 때가 생각이 난다.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들이다. 물론 그것이 딥페이크라고 알고 보았을때야 재미로 끝나지만, 어디 세상일이 그러한가. 딥페이크를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 다음부터는 얼마나 부정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결과가 최근 지인에 대한 딥페이크 음란물 영상제작이 그러한 예가 될 것이다. 이것이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능적으로 악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서운 도구라고 생각이 든다.

 

개발자의 관점

이쯤되면 개발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머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존 카맥이 말하고 있다. 코딩 자체를 더 수려하게 작성하든가 혹은 코딩의 능력 향상이 일 자체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딩은 단지 일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존재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다면 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코딩을 한다면, 그것을 AI 시대의 개발자는 다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 된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면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면 어느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해서 각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결국 개발 자체에 대한 코드적인 부분은 AI가 작성을 담당하고 그것을 잘 지도 감독하는 것이 개발자의 역할이 될 것이다. 개발자는 그래서 코드를 잘 알아야 한다. AI 시대에도 말이다.

한 개발 조직의 매니저가 있다고 해보자. 시니어 개발자가 잔뜩 있다해서, 매니저가 코드를 모르면 어떻게 될까. 물론 가장 해피한 상황에서라면 그냥 매니저는 믿고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큰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중재하기 위해서라도 매니저는 코드를 이해해야 한다. 최소한 그정도의 관점에서라도 코드를 아는 매니저와 그렇지 않은 매니저는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모두가 디테일하게 알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해석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문제를 이런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할루시네이션

그리고 궁극적으로 개발자가 AI에 대해 일자리를 잃게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바로 이 문제로 귀결된다. 그것은 바로 할루시네이션. AI는 할루시네이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AI에게 온전히 맡길 수 없다. 단순하게 운전하여 A부터 B까지 이동하는 문제는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판단을 요하는 수많은 상황이 놓여있다면, 그것은 AI에게 그대로 두었다가는 난리가 난다는 것을 경고한다. 어디까지나 좋은 대안을 가져오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절약해주는데까지는 응당 잘 할 것이라는 데에는 믿음이 있으나, 그것을 인간의 판단 없이 두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아무리 똑똑한 AI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소설과 문학의 영역에서 AI가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정확성을 기하는 여러 요소들에는 아직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도 그 때문이다.

 

법조계에 AI가 적용된다면?

정쟁이 끊이지 않는 이 시대를 보며, 또한 기득권의 기울어진 잣대로 법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이 영역에 대해서는 인간의 감정이나 이익이 반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물론 최종 판결의 판사봉을 AI가 두드리게 된다면, 앞서 있는 문제들로 인해 불안함이 여전히 남겠지만, 그러한 최종 판단만 현명하게 잘 검토하는 정도로만 남겨둔다면, AI가 바로 그 지점까지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까 하는 영역이다. 그 자리에 있는 분들이 사회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게 현실이기에 쉽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도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뒷표지

A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단순한 주장이 아닌 여러 역사적 사실들과 현상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뒷표지에 잘 담아두었다.

또한 이보다 '인간의 시스템, 체계, 관계'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 괜찮은 부분

1. 시대에 맞는 통찰력 있는 책이다.

AI라는 만능의 단어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생각을 넘어서서, 역사부터 시작해 입체적으로 살펴보게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들과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AI는 이래서 나빠, 혹은 이래서 좋아 등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에 이런 내용이 도움이 된다. 사람은 모르는 것에 대해 공포가 가장 심하다고 하지 않는가. 이 책을 통해 살펴본다면 그 공포가 상당수 해결될 것이다.

 

2. 저자의 이력이 신뢰를 준다.

많은 사람에게, 특히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한 번쯤 들어봤을 저자의 이름인데, 그의 최근 이력이 더욱 신뢰를 준다. 그는 삼성리서치의 AI센터에서 데이터 조직을 4년 동안 이끌었으며, 런던에서 삼성 리서치 영국연구소 소장으로도 근무하였다. 그 뒤 2024년 초 한빛앤을 창업해 CEO로 근무하고 있는데, 한빛미디어 자체가 갖는 IT 업계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귀담아 들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 아쉬운 부분

1. 개발자에만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춘 느낌이 든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개발자에게만 초점을 맞춘 느낌이 들었다. 물론 5장에서 여러 직업의 예를 들긴 했지만 그에 대해서는 깊게 다룬 느낌은 아니었다. 가볍게 각 분야에서는 어떻게 영향을 줄지에 대한 예측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 또한 이런 부분들에 적용된다면 어떤 사회적인 문제가 있을지 명암에 대해서 깊게 통찰하고 나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이렇게 한다면 책이 두꺼워져서 읽기가 꺼려질듯하니, 다른 기회를 통해 들었으면 좋겠다.)

 

> 추천 독자

- AI 시대의 사회적 변화가 궁금한 사람들

- 개발자를 꿈꾸거나 현재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

 

> 개인적인 평점

- 가격: 9 / 10

- 내용: 10 / 10

- 디자인: 9 / 10

- 구성: 9 / 10

 

> 정보

저자: 임백준

출판사: 한빛미디어

가격: 19,800원

전체 페이지: 295페이지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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