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Book

[도서 리뷰]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 게임

by 해피빈이 2023. 2. 26.

> 진행에 앞서

게임을 개인적으로 즐겨 하는 편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그 역사는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3학년 시절로 돌아간다.

동네 오락실에서 여러가지 타입의 비디오 게임을 즐겨하던 시절도 있었고, 그 당시 친구네 집에서 패미컴으로 슈퍼마리오를 하다가 집에 연락하지 않아 난리가 난 기억도 아직 생생하다.

그러던 중 국민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호박색 뚱뚱한 모니터로 표현했던 XT 컴퓨터를 시작으로 PC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 당시의 많이들 그랬듯이 나 역시 게임이 신기하기도 하였고, 재밌기도 하였다. 디스켓으로 구동하던 게임 중 팍스, 브루스 브라더스 게임도 생각이 났다. 그러던 중 좀 더 시간이 지나고 중학생이 되어서야 게임피아, V챔프 등의 게임 잡지들을 접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PC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하게 되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현재는 그와 유사한 패키지 게임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고, 그 유사한 자리는 가정용 비디오 콘솔 게임이 대체하게 되었다. PC게임으로는 그나마 스팀과 에픽게임즈 등이 유사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세는 온라인 게임이 되었다.

 

그래서 그 때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아서, 가끔 찾아보기도 하고, 유튜브로 검색하여 관련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이와 관련한 책은 없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 책에 대한 간단한 정보

앞 표지

다소 깔끔한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런 추억과 관련된 책은 유행과 무관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느낌을 만족시켜줬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양장본으로 나와있어서 보관하기도 용이하고, 자주 펼쳐보지는 않아도 주기적으로 찾아볼 것 같다.

한국 게임의 역사를 이 책 한권으로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굵직한 게임의 목록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렜다.

 

> 인상깊은 부분들

저자의 글에서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

딱 내가 느낀 부분을 이 분이 느끼고 있었다. 싱글 플레이 게임에 대해서 CD게임이라고 불렀던 것도 생소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스팀게임이라니 말이다. 지금은 고전게임매니아 정도만 찾아보는 자료일 것이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삼국지 조조전 MOD를 찾아보던 나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문구들이다.

 

저자 중 한 분인 조기현님의 말 중

인상깊은 한 문장이었다.

 

당신이 읽고픈 책이 있는데 아무도 쓴 적이 없다면 그 책은 당신이 써야 한다.
- 토니 모리슨 -

이런 책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쓸 생각을 못했는데, 그런 면에서 나에게 경종을 울렸던 한마디였다.

내가 몰랐던 지식들을 이제는 찾아야만 알 수 있는 때는 지났으며, 그래서 연구하고 분석하며 알아낸 사실들. 그리고 누적된 경험으로 알게된 사실은 이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레퍼런스가 꽤나 다양하다.

참고한 자료는 내게도 익숙한 것이 많았다. 게임피아, 피씨 파워진, V챔프 등 그 당시에 너무도 즐겨보았던 책인데, 이사 및 결혼 등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아마도 정리되었을 것 같다. 지금은 남아있는 과거의 잡지가 있는데, 이런 잡지의 일부는 남겨놔야 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랫동안 보관했던 악튜러스와 마그나카르타 패키지도 지금 찾으면 어딘가 있을 듯싶지만, 패키지는 없고 시디라도 있으면 다행일 것 같다.

 

기억난다 이 게임

피와 기티! 이름 자체를 잊고 살았다가 이 책으로 기억난 게임이다. 기억나기론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을 좋아하던 시절이라, 이 때에도 이걸 좋아했지 않았을까 싶다. 5.25인치 2HD 플로피디스크 3장이 필요했던 게임이었구나. 그래도 HDD 20메가로 시작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12MB를 차지하다니... 워낙 고퀄리티 게임이었던 것 같다.

 

말해 뭣하리. 창세기전2이다.

사실 창세기전2는 제대로 플레이한 기억은 나지 않는데, 그 당시에는 묘하게 손노리 대 소프트맥스의 진영 느낌이 있던 시절이다. 그 중에서 나는 손노리와 결이 맞다고 생각하여 창세기전은 지식으로만 알고 있는게 많았는데, 그래서 주워들은 것이 많다. 그래도 분명 한국 게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단한 게임이다.

 

복제 시절에 대한 이야기

부끄럽게도 이 당시에는 대세가 CD복제였다. 패키지 게임을 한다 한들, 그 정품 케이스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또한, 번들게임으로 주던 것도 많았다. 발매된지 1년이 채 안되어서 저렴했던 게임잡지의 부록으로 주는 시대였기에 아마도 이런 한국 패키지 게임의 몰락을 가져온 것이라고 나 역시 생각한다.

이런 칼럼이 중간중간 담겨있어서 좋았다.

 

악튜러스는 한정판 패키지로 샀던 기억이 생생하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개인적으로 손노리를 보며 게임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을 정도로 손노리는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재정이 허락되었던 이 당시에는 악튜러스를 구입하였다.(아마 설날 용돈이 결정적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기억에 나고, 플레이를 정말 정성들여서 했었다. 공략집을 참고는 했지만, 가급적 내 손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좋았던 게임이었다.

아직 소장하고 있는 시디 팩

아쉽게도 겉 케이스는 버렸던 것 같지만, 그래도 시디팩은 보관중이었기에 별도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손노리 게임을 매니아로 만들어준 게임

이 당시 매우 친했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그 매개체가 바로 이 게임이었다.

요즘은 너무도 흔하지만, 오픈월드 형태의 RPG 게임이었고, 영웅전설을 비롯한 JRPG가 대세인 이 때에, 국산 RPG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물론 공략집도 상당히 필요했지만, 재미있었던 기억만 남아있다.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의 대표게임

개인적으로 손노리의 다크사이드 스토리를 좋아했지만, 액션의 타격감은 어쩐지 저녁이 더 좋았다.

퀄리티가 비디오게임 저리가라 할 정도로 좋았던 기억이 나며, 다만 난이도는 다소 높았다.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게임으로 알고 있지만, 만화책은 보지 않았으며, 게임으로 스토리를 익혔던 것 같다. 보스 이름이 생선의 이름을 딴 보스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 도록을 별도로 수록하였다.

파트를 1, 2로 나누었는데, 첫 파트는 게임의 타이틀과 스크린샷을 포함하여 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중심이었다면, 게임 도록을 담은 2부에서는 패키지 게임의 앞 뒷면을 보여주었다. 이것만으로도 추억의 일부를 소장한 느낌이었다.

 

IMF가 닥쳐온 시절. 게임은 황금기를 지나고 있었다.

1998년 게임의 목록이 인상깊어서 가져왔다. 어쩐지 저녁도 좋았고, 창세기전 외전 시리즈만큼은 즐겨했던 나였기에 서풍의 광시곡도 좋았다. 서풍의 광시곡은 엔딩을 봤던것 같기도 한데, 지금 봐도 부족하지 않은 그래픽이지 않을까. 아수라파천무가 머리에 스쳐 지나간다.

인페르노 감옥에서부터 시작하는 여행길이 지금도 떠오른다.

템페스트는 아쉽게도 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데, 템페스트도 엔딩을 봤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책의 뒷 표지

책의 뒷표지에는 다른 말로 광고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 책에 담긴 게임의 목록을 보여준다.

다소 올드한 느낌이지만, 올드보다는 클래식한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클래식하기에 역시 뒷표지도 유행을 타지 않을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 오히려 이 책에 수록된 게임 중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담겨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 괜찮은 부분

1. 이제까지 없던 유형의 책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과거에는 어떤 게임이 있었는지 사라져가는 기억이 아쉬운 때가 많았다. 그래서 기억에만 의존하여 한번씩 검색해보는 것이 전부이고, 그마저도 하나씩 사라져가는 기억을 어쩔 수는 없었다. 이렇게 책으로 마치 백과사전을 보는 느낌으로 제공되는 자료가 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 다른 장단점을 나열하겠지만서도 이 점은 모든 단점을 상쇄할만큼 장점이 된다. 이렇게 20~30년 전 쯤의 과거를 같이 살아가고 있었다는 느낌을 책에서 받게 되었다. 선물같은 책이기에 참 고맙다.

 

2.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칼럼과 관련자 인터뷰를 담아 책으로서의 가치를 높혔다.

책 전체가 유행과 관련된 내용을 최대한 배제한 느낌이었다. 잘 편집된 기사를 담듯이 그 때의 사실을 잘 나열하였다. 수식어 또한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서 아마 자료수집 과정이 꽤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그런 담백함이 이 책의 질을 높여준 것 같다. 그리고 백과사전식의 데이터만 있었다면 좋은 자료는 맞으나 읽을만한 자료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는데, 이 시대를 살아간 여러 게임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줌으로써 그 당시의 게임 제작과 관련된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칼럼이 시대상을 좀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 중 게임 복제와 번들게임의 중심에서 살아갔던 나에게는 큰 공감을 주었다.

 

3. 양장본, 풀 컬러, 종이 질감 등 전반적으로 소장가치를 올리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백과사전 느낌을 주는 여러 요소를 충족시켜서 이 책을 계속 가지고 있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책의 질은 예전 그 당시의 게임잡지와 유사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책 페이지를 넘기는 것 만으로도 예전 그 당시로 돌아간 느낌을 주었다. 불필요하게 흑백으로 만들거나 하지 않으므로 인해, 색감이 주는 느낌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퀄리티에 신경을 쓴 책 전반으로 인해 이 책은 20년 이상 내 책장에 꽂혀있을 것 같다.

 

> 아쉬운 부분

1. 모든 이들의 취향을 맞출 수는 없는 터, 좋아했지만 수록되지 못한 게임도 다수 존재한다.

순전히 개인취향이겠지만, 개인취향을 무시할 수 없는터라 이 부분이 아쉬웠다. 창세기전 외전1인 서풍의 광시곡이 있는데, 왜 템페스트는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도 물론이고, 강철제국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다. 물론 창세기전3 이후의 시리즈도 없던 것도 아쉬웠다. 대형 게임사들의 이야기들 중에서도 빠진 것이 있는데, 아마도 중소형 게임들은 더 많이 빠졌을 듯 하다. 총 94개의 게임이 수록되어 있는데 100개를 마저 채웠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2. 한국 게임에 대한 책은 맞지만, 동시대에 발매한 외국 게임도 간단하게 목록화해서 제공했다면 좋은 비교자료가 되었을 것 같다.

이 시대의 게임에 대한 추억이 한국게임도 많지만, 외국 게임도 적지 않았다. 지금도 한창인 KOEI사의 게임은 물론이고, 영웅전설, 파랜드 택틱스 뿐 아니라 어디에서 만들었는지도 생각나지 않는 수많은 외국 게임들이 있다. 이 게임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담기에는 너무 주제가 빗나갈듯 싶으니, 동시대의 외국 게임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언급하기만 했더라면 참고하기에 좋았을 것 같아서 아쉬웠다.

 

3. 가나다 순, 혹은 알파벳 순의 색인이 있으면 찾기가 쉬웠을 것 같다.

이건 의외인 부분이었다. 시대순으로 분류한 것은 좋았는데, 이름순으로 분류한 부분이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게임이 있는지 찾기에 생각보다 어려웠으며, 이것은 2~30대의 독자라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은 들어보긴 했는데, 언제 나왔는지는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의도적이었는지는 몰라도, 찾기 편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움이 남는다.

 

 

> 추천 독자

- 과거의 추억을 찾고 싶은 게이머

- 한국 게임의 역사가 궁금한 일반인

 

> 개인적인 평점

- 가격: 8 / 10

- 내용: 10 / 10

- 디자인: 9 / 10

- 구성: 9 / 10

 

> 정보

저자: 장세용, 오영욱, 조기현

출판사: 한빛미디어

가격: 39,000원

전체 페이지: 500페이지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반응형

댓글